[2026 밀라노 디자인 위크] 리스토네 조르다노, ‘형상과 물질’의 경계를 허무는 바닥재의 미래 제시

김편집 기자

출처: www.listonegiordano.com

[2026 밀라노 디자인 위크] 리스토네 조르다노, ‘형상과 물질’의 경계를 허무는 바닥재의 미래 제시

'메이드 인 이탈리아' 목재 바닥재의 기술적 정점과 디자인 철학을 대변해 온 리스토네 조르다노가 2026 밀라노 디자인 위크를 통해 다시 한번 건축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번 행사는 살로네 델 모빌레와 밀라노 시내의 상징적인 쇼룸인 '아레나 리스토네 조르다노'에서 입체적으로 전개되었으며, 특히 향후 인테리어 시장의 패러다임을 예고하는 2026/27 '내추럴 지니어스' 신제품 프리뷰가 공개되며 단순한 자재의 범주를 넘어선 예술적 가치를 입증했다.

인테리어 전문가의 시선으로 본 이번 전시의 핵심은 물질이 형상과 만났을 때 발생하는 공간적 생동감에 있다. 특히 세계적인 거장 패트릭 주앙(Patrick Jouin)이 선보인 ‘트람(Trame)’은 목재라는 본질적인 소재 위에 시각적, 촉각적 리듬을 입힌 수작으로 평가받는다. 주앙은 견고한 오크 소재의 물성 위에 아주 섬세한 미세 절개선을 적용함으로써 빛의 각도에 따라 표면이 유동적으로 변화하는 시각적 경험을 설계했다. 이는 정적인 바닥면에 시간과 빛의 흐름을 기록하는 고도의 건축적 장치이며, 피오르 디 살레와 쿠오이오 등 자연의 우아함을 극대화한 컬러 라인업은 현대 건축이 지향하는 역동적이면서도 정제된 미학을 완성한다.

이어지는 신작들 또한 저마다의 논리적인 서사를 지니고 있다. 피에트로 올리오소의 ‘슈퍼노바’는 오목과 볼록의 기하학적 모듈을 통해 우주의 시학을 공간에 투영하며, 목재 섬유 방향에 따른 빛의 반사 원리를 활용해 거주자로 하여금 풍경을 걷는 듯한 감정적 즉각성을 경험하게 한다. 에마누엘레 가르가노의 ‘피본’은 800여 년 전 피보나치 수열이라는 수학적 엄격함을 자연스러운 코르크 분말의 질감과 결합하여 무한히 확장되는 조화로운 표면을 구현해냈다. 네덜란드의 거장 피에트 분은 르네상스 건축의 파사드 디테일을 바닥으로 치환한 ‘오페라 아페르타’를 통해 고전적 비례미가 어떻게 현대적 거주 공간의 품격을 높일 수 있는지 증명했다.

이번 디자인 위크의 또 다른 백미는 아티스트 라파엘레 살볼디와 협업한 인터랙티브 프로젝트 ‘Build Un-build’였다. 이는 단순히 제품을 관람하는 단계를 넘어 디자이너와 건축학도들이 직접 오크 건축 요소를 분해하고 재구성하는 과정을 통해 건축의 지속 가능성과 가변적 가치를 성찰하게 한 실험적 플랫폼이었다. 30분이라는 한정된 시간 속에서 이루어지는 창작과 해체의 행위는 디자인이 단순히 고착된 결과물이 아닌, 인간과 환경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이자 적응 과정임을 시사한다.

본지는 이번 프리뷰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낸 패트릭 주앙의 '트람'을 시작으로, 4종의 신제품이 지닌 독보적인 미학과 설계적 가치를 심층 분석하는 시리즈 리뷰를 연재할 예정이다. 리스토네 조르다노가 제시한 이번 비전은 소재에 대한 깊은 이해와 철학적 사유가 만났을 때 인테리어 디자인이 도달할 수 있는 가장 높은 수준의 성취를 보여주고 있다.

조회 122

김편집 기자

Archifi.kr 취재팀 · contact@archifi.kr

댓글

댓글 0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해주세요.

댓글을 불러오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