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현대차그룹 양재사옥이 제안하는 AI 시대의 ‘살아있는 광장’
![[디자인] 현대차그룹 양재사옥이 제안하는 AI 시대의 ‘살아있는 광장’](/_next/image?url=https%3A%2F%2Fapi.archifi.kr%2Fuploads%2F1778759934976-4485e184a6b7a03c.jpg&w=1200&q=75)
인공지능과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는 시대 속에서 물리적 공간의 역할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제안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1년 11개월간의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을 거쳐 공개한 양재사옥 로비는 이러한 시대적 물음에 대한 건축적 해답을 제시한다. 3만 6천 ㎡에 달하는 거대한 공용 공간을 관통하는 핵심은 기술적 과시가 아닌, 오히려 가장 인간적인 가치인 ‘대면과 소통’에 닿아 있다.
현대차그룹은 과거 품질 관리와 전시의 장이었던 폐쇄적 로비를 임직원들이 자유롭게 머물며 생각을 나누는 열린 광장으로 재정의했다. 이는 단순히 노후화된 시설을 개선하는 물리적 행위를 넘어, 수직적 위계가 강했던 오피스 문화를 수평적이고 유연한 소통의 장으로 전환하려는 공간적 선언이다. 특히 1층 중앙의 계단식 라운지인 ‘아고라’는 고대 그리스의 광장 문화를 현대적 오피스 환경에 이식한 결과물로, 임직원 간의 우연한 만남과 즉흥적인 아이디어 교류를 촉진하는 심장부 역할을 수행한다.
정의선 회장은 이번 리노베이션에 대해 사람과 사람의 ‘페이스 투 페이스(Face to Face)’가 지니는 중요성을 역설하며, 세상이 아무리 발전해도 인간 간의 직접적인 만남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그 가치는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철학은 건물에 눌리지 않고 본인이 사는 집보다 편안한 느낌을 주어야 한다는 ‘사람 중심’의 설계 원칙으로 이어졌다.
AI 기술의 도입 방식 또한 인상적이다. 공간 곳곳을 누비는 조경 관리 로봇 ‘달이 가드너’와 배송 로봇 ‘달이 딜리버리’, 보안용 로봇 ‘스팟’은 기술이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임직원의 편의를 보조하며 공간의 효율을 높이는 스마트 환경의 실질적 사례를 보여준다. 이러한 ‘피지컬 AI’의 적용은 현대차그룹이 지향하는 인간 중심의 모빌리티 철학이 건축적 환경 내에서도 일관되게 구현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사내 라이브러리와 러닝랩, 수영장과 짐나지움을 아우르는 통합적 인프라는 사옥을 단순한 노동의 장소에서 삶과 성장이 공존하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진화시킨다. 일본 CCC와의 협업을 통해 큐레이션된 라이브러리는 독서를 일의 연장선상에 있는 창조적 행위로 승격시키며, 공간이 인간의 사고방식을 어떻게 확장할 수 있는지를 명확히 입증한다. 결국 이번 리노베이션의 진정한 가치는 건물의 외형이 아닌, 그 안을 채우는 사람들의 동선과 시선을 연결하여 보이지 않는 소통의 흐름을 하드웨어적으로 완성했다는 데 있다.
김편집 기자
Archifi.kr 취재팀 · contact@archif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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